1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갔다. 소문은 잠잠해진 것 같아 보였지만, 여전히 성우를 향한 학생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소문은 교무실에까지 퍼져 성우를 바라보는 선생님들의 눈길도 싸늘했다. 다니엘마저도 느낄 수 있을만큼. 성우와 다니엘은 멀어져 있었다. 둘이 있을 때면 어색하기만 했다. 이미 모든 게 말라버린 성우 앞에서, 다니엘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
1 23일. 성우 생일까지 이틀. 다니엘이 괜히 혼자 미소를 지었다. 뭘 해주면 좋아할까. 학교에서 생일 축하 받은 적 별로 없겠지. 케이크, 케이크는 싫어하려나. 깜짝 놀라게 해주고 싶은데, 물어볼 사람도 없고... 2 평소와 같은 등교길이었다. 머릿속은 성우로 가득 차 있고, 곧 성우를 만날 생각에 들떠 있는, 다를 것 없는 아침. 오늘 성우한테 뭐 좋...
1 담임의 호출이 있었다. 다니엘은 여느 때처럼 성우에게 어깨동무를 하고서 함께 교무실에 들어섰다. 담임은 둘의 모습을 보자마자 먼저 미소를 지었다. 둘이 많이 친해졌네. 성우가 아아, 네, 하고 부끄러워하자 다니엘이 옆에서 웃었다. 성우가 좋은 애라서요. 2 조용하던 교무실이 소란스러웠다. 담임의 말을 차분하게 듣던 다니엘과 성우가 고개를 들었다. 담임은...
1 성우의 눈물 그 이후, 다니엘은 둘 사이의 벽이 어느 정도는 허물어졌으리라는, 작은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웬걸, 성우는 여전히 철저하게 그 벽을 수비하고 있었다. 2 성우는 모든 게 꿈 같았다. 그저 동경의 대상이었던 다니엘이, 제 곁에 친구로 남아 있을 수 있다니. '친구'. 이 개념 자체가 그에게 너무나 낯설고 생소했다. 중학생 때는...
1 요즘 성우는 매일매일이 낯설었다. 언제나 혼자였던 성우의 곁에 다니엘이 함께 했기 때문이다. 교문 앞에서 만나면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성우가 선도활동을 하는동안 다니엘이 기다렸다 교실에 같이 들어가고,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물어보거나 가르쳐주면서 서로의 공부를 돕고, 심지어는 성우가 늘 혼자 다녔던 체육관이나 급식실까지, 다니엘의 손에 이끌려 함께 다...
1 왕따를 당했다고? 그게 뭐 어때서. 다니엘은 그렇게 생각했다. 옆의 친구는 말이 나온 김에, 라는 생각인지 계속했다. 안 그래도 너랑 옹성우 붙어 다니는 거 좀 그렇던데, "걔 성적이 좋으니까 친한 척 하는거야?" "뭐?" "아니야? 그럼 말고." 그 옆의 다른 친구가 거들었다. "공부 잘 하면 뭐해. 약간 우리 무시하는 것 같아, 그 새끼." "그치?...
1 다니엘은 그저 사람이 좋았다. 특별히 자신을 좋아해주길 바란 적은 없지만 언제서부턴가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 드니 차별없이 받아들일 뿐이었다. 반에 꼭 한 명씩 있는 내성적인 학생도 빠짐없이 챙겨서 다같이 친하게 지냈다. 그저, 그게 좋아서. 가끔 친구들에게서 들려오는 말 중 가장 이해할 수 없던 한 마디가 그것일 정도로. "왜 저런 애를 챙겨? 그냥 놔...
1 새학기였다. 오랜만에 교문 앞이 시끄럽다. 아직 잠이 깨지 않아 비몽사몽하다. 멍하니 등교 하는 학생들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교복을 제멋대로 입은 학생들이 뻔히 보인다. 그중에서 가장 튀는 것은 갖가지 색의 머리카락. 갑작스러운 개학을 맞아 아직 머리칼을 다시 검은색으로 물들일 새가 없었던 모양이다. 당연스럽게 그런 학생들은 선생님에게 잡혀 끌려오곤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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